병원에서 약을 조제하다 보면, 여러 진료과에서 약을 처방받은 환자를 자주 발견해요. 특히, 만성질환을 앓고 계신 분들은 오랜기간 약을 복용하세요. 매일 여러 종류의 약을 드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것이 과연 안전할까요?
📌약물 상호작용의 중요성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만성질환 환자 중 10개 이상의 약을 60일 이상 복용하는 인구가 2023년 상반기 기준으로 2019년에 비해 53% 증가했다고 합니다. 또, 2019년 발표된 연구자료에 의하면, 5종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환자의 경우 입원 위험이 18%, 사망 위험이 2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1].
이렇듯, 여러 약을 복용하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특히 동시에 드시는 경우 약끼리 서로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어떤 약들은 서로의 부작용을 줄여주고 독성을 낮춰주는 반면, 어떤 약들은 지나치게 효과를 증가시켜 부작용 또는 중독작용을 일으켜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션 마이클잭슨의 사망 원인도 진정제 프로포폴과 여러 약물이 혼합되어 생긴 약물 상호작용이었습니다. 따라서 여러 종류의 약을 드신다면 약물 간에 상호작용이 있는지 확인하고 드셔야 해요.
주로 어떤 약물 상호작용이 있는지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약물 상호작용의 주요 유형
✅중복 작용
동일한 효능을 가진 약을 중복으로 복용하면, 부작용이 더욱 강하게 나타날 수 있어요. 위장약 중복처방이 대표적인 사례에요.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위장약을 중복으로 드시면 장염이나 폐렴에 걸릴 위험이 높아져요[2].
✅길항 작용
서로 반대로 작용하는 약을 함께 복용하면, 약 효과가 감소할 수 있어요. 대표적인 예로 와파린과 비타민 K의 상호작용이에요. 와파린은 혈액을 묽게 하고, 비타민 K는 혈액 응고를 촉진시켜요. 만약 와파린을 복용하는 환자가 비타민 K가 많은 음식, 또는 비타민 K 보충제를 복용하면 와파린 효과가 감소하면서 혈전이 생길 위험이 있어요[3].
✅흡수 작용
약물은 수송체를 통해 세포 안으로 들어가거나 세포 밖으로 나오기도 해요. 이때 한 약물이 다른 약물이 흡수 또는 배출할 때 사용하는 수송체의 기능을 억제해서 문제를 일으켜요. 대표적인 예로 Clarithromycin 항생제와 Digoxin 상호작용이 있어요. Clarithromycin 항생제가 Digoxin을 배출시키는 수송체를 억제해 Digoxin중독을 유발하기 때문에 같이 드시면 안돼요[4].
✅대사 작용
대사 작용은 우리가 섭취한 약물이 몸 안에서 화학적으로 변하는 과정이에요. 주로 간에서 일어나며, 약물의 활성 상태와 효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요. 간에 있는 효소가 활성 약물을 비활성 상태로, 비활성 약물은 활성상태로 바꾸면서 약 효과가 조절돼요.
특히, 일부 약물은 다른 약물의 대사를 억제하거나 유도하여 효과를 더 높이거나, 더 감소시켜요.
대표적인 예로 고지혈증 치료제 스타틴계열과 자몽주스가 있습니다. 자몽주스는 스타틴을 분해하는 CYP3A4효소를 억제해요. 결국 몸에 스타틴 농도가 높아져서 근육 손상이나 신장 문제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요[5].
☝️약물 상호작용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하는 이유는 치료를 위한 약이 오히려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과 독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여러 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환자들은 약물 상호작용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약물상호작용의 중요성과 주요 유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약물 상호작용에 대해 알고, 신중하게 관리하는 것은 안전한 약물 복용의 첫걸음입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먹는 약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제대로 복용해요.
다음 글에서는 '쉽게 약물상호작용을 확인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해드릴게요!😉
[1]10알 이상, 60일 넘게 약 먹는 환자 '128만명' 넘어 - 의협신문
[2],[3],[4],[5]약물 상호작용 - 약물 - MSD 매뉴얼 - 일반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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